의료, 의학 이야기를 위한 블로그
by R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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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의료분쟁과 분쟁조정기구, 그리고 책임보험의 필요성에 대해서
당연지정제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너무나도 말을 잘 해주셔서 더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당연지정제/당연가입제 없이도 대부분의 국민이 보험에 가입되어 잘 돌아가고 있는 독일식 모델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직 이야기만 나도는 상황에서 너무 설레발치지는 않겠습니다.

어쨌든 많이들 비교하시는 미국/영국은 의료정책이 실패한 전형적인 두 극단의 사례죠.
지금 우리나라도 문제가 많지만 여기보단 낫다는걸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듯...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의료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올해들어 많이 돌아다니는 의료분쟁(사고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기분이 아주 씁쓸했습니다.
왜 우리나라는 무슨 일만 있으면 이래야 하나 하고...

그 원인을 의료분쟁조정기구의 부재에서 찾고 싶습니다.

환자당 진료시간이 짧고 박리다매 방식의 의료 환경에서 환자/보호자들은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언론에서 보여지는 의사들의 비도덕적인 모습과, 실제로 진료비는 안비싼데 주차료...간병인...특진료...재료대...뭐시기뭐시기
해서 돈은 돈대로 많이 나갔는데 의사 얼굴은 보기도 힘들고, 그런 와중에 무슨 일이 터졌다면...?

1. 의사에게 설명을 요구한다.
2. 닥치고 있다가 조용히 집에 간다.
3. 어제 받은 명함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다.

1번의 예가 일단 가장 많이 선택하시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 후에 2,3번 중 선택을 다시 해야 합니다.
2번을 선택했다면 그냥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끝납니다.
3번을 선택했다면 여기부터 의료 브로커의 개입이 시작됩니다. 병원에 누워있다보면 이런 브로커들의 명함을 쉽게 받을 수 있는데 이들이 주로 쓰는 방식은 '시끄럽게 해서 빠른 합의에 도달' 입니다.

브로커들은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억울한 사고를 당한 것인지 아니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를 가려내는데 1%도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은 빠른 압박을 통해서 합의금만 받아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 결과 병원을 때려부수고 병원 로비에 빈소를 차리고(-_-) 그걸 일러스트와 슬픈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는 동영상으로 찍어서 병원에서 시체를 강탈하고 유족을 구타했다고 우리를 제발 도와달라고 각종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배포합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이런 동영상이 돌아다니느니 그냥 합의하고 합의 조건으로 동영상이 절대로 돌아다니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정도로 끝냅니다.

환자 입장에서도 의료 소송으로 갈 경우 승소가 쉽지 않고 너무나도 긴 기간과 비용으로 엄두가 나지 않아 이런 쉬운(?) 길을 택하지만, 의료진의 책임이 미약한데 브로커 말만 듣고 일을 벌이다가 병원측에서 명예회손과 기물파손등의 맞고소크리를 터트릴경우 브로커에게 낚여버린 셈이 되어 이중으로 허탈한 지경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사협회에서는 14대 국회때부터 이런 문제로 의료분쟁시 입증 책임을 의사가 지고,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해서 소송 전단계에서 조정을 하고(무조건 뗑깡부리는 것을 막자는 이야기), 의사에게 의무적으로 책임보험에 가입해서 사소한 실수에 대한 보상을 쉽게 해 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소송책임전환법(맞나???)을 건의해 왔습니다.

올해 그 것을 골자로 한 의료소송책임전환법이 입법예고되었는데, 의협에서 절대반대!를 외치며 들고일어나서 일단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원한 법을 왜 반대했을까요? 그것은 조정기구를 거치지 않고 변호사를 선임하지도 않고 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입법을 하려고 해서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그놈의 저수가(말하기도 지겹네요-_-)로 환자 숫자로 승부해야하는 개원가에서 자기 책임이 아님을 입증하려고 몇번 출두하고, 증언하고, 자료제출하고 하다보면 역시 운영이 불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소송을 피하기 위해 조금만 환자가 이상하다고 하면 의사 입장에서는 정밀검사 하자고 하고, 큰병원가서 다시한번 확인해보는것이 좋겠다고 하는 철벽방어진료가 대세가 되어 전체 의료비 상승이 일어나겠죠.

법리상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잘못을 입증하는 것이 맞다고들 하지만 의료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피고가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고, 매번 그러기 어렵다면 의학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조정기구가 이런 원고의 지식적 불균형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일을 당해도 병원앞에서 드러눕고 욕하는 사람은 거액의 합의금을 받고, 조용히 억울함을 가슴에 품고 집에 간 사람에게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은 분명히 손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런 제도의 도입이 의료분쟁때문에 초기피과가 되어버린 몇몇 과 의사들에게 좋은 방패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의사-환자관계에 있어 신뢰감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모든 시술에는 합병증이 확률적으로 따르게 됩니다. 예를 들면 닥터케이 할아버지가 존스홉킨스에서 수술해도 1000명 수술하면 몇명은 수술부위에 감염이 생깁니다. 비교적 흔히 생기지만 입원기간 증가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합병증이죠. 그것을 수술에 따르는,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환자/보호자가 받아들이려면 의사-환자 사이의 신뢰감이 중요한데, 그것은 의사들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by RARA | 2007/12/27 01:58 | 의료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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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주차장 at 2007/12/27 02:25
사실 그렇습니다. 2,3번의 상황에서 2번을 선택했는데,(3번은 있는지도 몰랐고, 그러기도 싫더군요.) 정말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치밀어 오릅니다. 특히나 자신의 일이어도 화나겠지만, 부모님의 일이라면.

그저 미안하다는 말정도라도 듣고 싶었는데, 그런 경우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돌아올까봐 각종 의학용어를 써가며 말도 안되는 궤변을 널어놓는 의사나 그 아래의 집단들을 보면 짜증 확 나죠.

그러므로 3번 선택한 자들도 이해가 갑니다.

뭐 여러말해봐야 어차피 돌아오는 현실은 그저 뻔한 것일진데, 입만 아프겠죠.
Commented by 시츄 at 2007/12/27 10:29
뜨거운감자를 완벽하게 드러내셨네요..^^
근데 의협에서 반대하는것은 크게 명분이 없습니다.
가안대로 통과되더라도 일반 의료피해당사자가 협의를 안거치고 바로 소송으로 들어가는일은 거의 없을겁니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이길일은 절대 없을거고요.

패소시의 부담도 크고(패소하면 재판비용+상대재판비용까지(상당수준의 변호사비용까지)물어줘야되죠..), 입증책임이 전환되더라도 의학적 상식이 전혀 없을 사법부와 피해자측에서 가해책임이 없다고 증명하는 의사의 말에 이른바 '딴지를 걸'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죠. 뭐 하얀거탑수준으로 양심적인의사가 '저런 증명은 말도안돼' 라고 법정에서 뒤집지 않는한 말이죠.

결국 승소확률이 지금보다야 높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획기적으로 높아질리도 없기 때문에, 합의를 통한 조정을 우선 생각하게되고, 거기서 조정시 '의사가 인정한 자료' 를 토대로, 소송을하던가, 아니면 합의를 하던가 둘중하나가 될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쪽에 아무런 자료도 없는데, 싸워봤자 질뿐이죠. 간단히 말해서..

솔직히 의사들이 입증책임 전환의 이것을 싫어하는건, 사실 다른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저수가랑도 관련이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분쟁이 일어나는건 설명의무를 다했느냐 안했느냐가 가장큰 관건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의료사고가, 뭐 의사가 무지막지하게 큰 실수를 해서 사망에 이른경우야 많진 않을거고, 그런경우라면 병원에서도 최대한 돈주고 합의하려 노력하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쓰신대로 '합병증' 이나 기타 부작용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혹은 수술자체에 한계나 불가항력적인일일수도 있겠죠. 이런경우에 , 의사가 그것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하고, 그것을 토대로 수술동의서등을 받아서 수술을 하면 그런 '예상되는 합병증' 으로 설령 사망하더라도 의사에게는 책임이 없습니다. 그리고 설명받은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면 유가족이 깽판칠일도 많진 않겠죠.(일부 악질이야.. 하겠지만서도.) 근데 뭐 저도 부모님이 수술하게되서 가봐서 알지만 누가 그런거 설명하나요..--; 수술이 왜 필요한지, 어떤수술을 하는지 설명하는것만으로도 감사감사한 수준인데요. 이런경우 설명을 다했는지 안했는지에 증명책임이 넘어가 버리므로, 병원이나 의사는 그런 설명을 했음을 확실히 증명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만할겁니다. 이건 의사별로 시간이 의외로 오래 걸리죠. 지금 간단히 한 10~15분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았다면 최소한 30~40분은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아야하고 그것을 했다고 증명하는 것까지 확인하려면 1시간정도는 상담을 해야 가능한일이죠. 이건 의사나 병원에게 큰 부담이 될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선진의료시스템으로 가려면 저런건 반드시 필요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것 또한 사실입니다.

근데 저건 굳이 수가랑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면이 있습니다. 요컨데 라식수술을 한다거나 성형수술을 한다거나하는 비보험수술을 할때에도, 라식수술의 부작용에 대해서 말하는 안과 없습니다. 무슨수술법이 있고 뭐로 할래? 이런것을 설명하지, 라식수술을 하면 실명의 위험도 있고, 시력저하가 나타날수도 있고, 이 방식의 장점은 이거지만 단점은 이거고 이렇게 설명하지 않더군요.(비싼건 다 좋은거고 단점은 비싸다이던데요..--;) 이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의사들이 좀 반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렇게 된것도 '사고나봤자 뭐 어차피 증명도 안될거고, 걍 돈버는게 낫지' 라고 생각해서라고 생각합니다만..
Commented by RARA at 2007/12/27 17:34
시츄님
수술전에 수술동의서를 받을때 수술에 따른 위험성과, 마취에 따른 위험성, 수술을 했을때의 경과와 하지 않았을때의 경과를 설명하는것은 매우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그렇게 동의서에 그림을 그려서 설명할 것을 권장하고 있고, 설명한 의사가 서명하고, 보호자의 서명을 받습니다. 라식수술 같은 개원가의 상황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백내장 수술 전 동의서에는 감염에 의한 안구 적출 가능성까지 설명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수술 전에 계속 다른 보호자가 찾아와서 올때마다 여러번 물어보는게 귀찮아서, 시간을 정해놓고 일가친척들 중 설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을 다 모아놓고 설명을 하고 질문을 받고, 가장 가까운 관계의 보호자에게 서명을 받았었습니다.

이건 대부분의 병원에서 이미 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_-
부모님 수술할때 설명을 못들으셨다면, 아마도 다른 보호자님께서 설명을 듣고 서명을 하셨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수술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설명하면 수술 안하겠다고 나올때-_-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 많을 수 있다고 설명하는게 참 어려웠었죠.
Commented by 시츄 at 2007/12/27 18:17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거죠..
뭐 의사의 입장이 이해가 안가는것도 아닙니다. 기본적인사항이고 다 그렇지만 뭐 유명한 의사분들, 일주일에도 수술이 열건이 넘게 있으신분들이 일일히 설명하기도 귀찮으실거고, 좀더 나아가서, 강의준비도 해야할거고, 자신 연구하는거 있으면 그것도 해야하고 스케쥴도 복잡할거라고 이해가 되는면은있죠. 설명을하더라도 자세히나 친절히 설명하거나 할 여유는사실없으니, 간단히 어떤부위를 어떻게 수술을 한다. 하면 뭐가 좋아진다 이런 내용설명하는것도 시간이 걸리는데다가, 나중에 '수술하다 죽거나 할 위험도 존재합니다' 에서 가족들이 물고 늘어지면 답답하고 짜증나겠죠. (어렵다고 표현하긴 하셨는데요..) 제 가족주위에 어머님이 내출혈로 두번, 할머님이 관절수술로 한번 수술을 하셨는데. 할머님때는 잘 모르지만 어머님때는 그런 설명은 들어본적이 없긴합니다.(뭐 안하면 다른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요.. 두병원이 다른 대학병원이었습니다..)

나아가서 라식수술이나 성형수술같이 개원의가 하는수술은 부작용을 그렇게 강력한 어조로 말하면 그자리에서 몇백만원이 날라가는일이될테니 설명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합니다. (여동생이 이른바 성형수술중독이라.. 이점은 확실히 말씀드릴수가 있겠네요..)

RARA님은 어느정도 이상적인 분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사실 대학병원급에서 설명을 담당하는 직원이나 의사 한명정도 뽑으면 (큰규모라도 한 3~4명정도?..) 설명의무에 대한건 상당히 좋아질겁니다. 뭐 비용증가라서 수가인상은 필요하겠지만, 사실 그자체가 들이는 비용에 비해서 기회비용이적으니 큰병원에서라면 충분히 고려해볼만하겠지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떤식이건 저런법이 통과가 되면 가장 큰타격은 지금 '잘나간다'는 성형외과, 라식위주 안과 등입니다. 설명을 충분히해서 부작용을 설명을 하면, 크게 할필요가 없는 수술이니 누가 하려고하겠습니까?. 의협에서도 사실 '자본주의 사회' 에서 가장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그들일텐데 눈에 가시겠죠.

수가인상이나 사실 보험료 인상 등을 국민에게 설득하려면 '돈을 더내는만큼 서비스가 좋아진다' 는것을 소비자에게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그것을 얻는방법은 간단합니다. 환자, 보호자와의 신뢰관계구축, 아 저 의사가 나를위해(혹은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라는것을 실감하게 하는것 이겠죠. 이것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권위를 낮추고 언제나 소통할수 있는 통로와 설명을 받을수 있는 채널을 열어두는것이겠죠. 회진때 한번 얼굴보면 더이상 볼일없는 의사선생님이나, (제경험상) 10분만에 끝나는 수술설명이라면 사실 신뢰관계 구축이 안되죠. 이것이 사실 안되고 있는게 의사 - 환자와의 벽을 아주 쌓고 있는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 '브로커' 들이 만든 대부분 동영상을 보면 결론이 어느쪽이건 한가지 빠지지 않는게 있더군요. '잘될거라고 했다. 위험하지 않다.' 수술하고나서도 '결과가 좋으니 안심해라'

뭐 동영상에 나오는 병원보면 요새 이른바 잘나가는 삼성의료원이나, 아산병원 같은병원은 그다지 없죠. (여친이 수술로 따라가봤는데 매우 단순한수술인데도 30분넘게 설명을하시더군요..) 뭐 초간단한 10분도 안걸리는 수술인데 겁먹을정도로 부작용을 설명하시는..

솔직히 이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해결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비인기과의 수가상승부터 시작해서(그만큼 좋은 서비스를 받고 있는다고 생각을하면 어떤 국민이건 더 내는것에 크게 반감을 갖지 않을겁니다.), 인기과의 비인기화(성형외과나 라식안과는 좀 줄어들겠죠..)까지말이죠.

거기에 덧붙여서 가벼운질환의 민간보험화를 통한 건보제정확대와 비인기과 지원이 들어가면 더 금상첨화겠구요.
Commented by RARA at 2007/12/27 22:03
시츄님

그런 설명 담당을 하는 것이 레지던트(전공의)입니다.
저는 인턴때 레지던트들이 도망가서(-_-) 그런 설명을 해볼 기회가 많았던 것이죠.
제가 큰 병원에서 일을 해서 그랬던 걸까요?
저는 당연히 했던 것들을 안했다고 하시니 대화가 되지 않는군요. ㅎㅎ

대학병원에 레지던트가 24시간 상주하고 있긴 하지만 모든 보호자에게 설명을 해줄 여력은 부족합니다. 저는 그걸 시간을 정해놓고 모아서 설명하는 식으로 해결했고, 가장 가까운 보호자에게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해결하는분도 계십니다.

브로커의 동영상을 믿으신다니 할말이 없군요. 그사람들은 자기가 병원 때려부셔놓고 자기들 끌어내려고 병원 용역 깡패가 자기들을 끌어냈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순천향병원 사건때나, 강서제일병원사건 동영상과 실제 일어났던 일을 아신다면...)
Commented by RARA at 2007/12/27 22:07
제가 며칠 안으로 글을 쓸 예정이지만 대한민국 의료의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당연지정제 폐지와 수가의 현실화/조정기구와 책임보험의 도입/공공의료 기관의 확충(현재는 5%미만임)입니다.
지금 감기에는 3천원 내고 진료를 받지만, 실제 중병에 걸렸을때 정말 돈이 보험에서 보장해주는 만큼 적게 드는지의 문제는 한번 잘 생각해볼 문제입니다.(비급여, 특진비, 기타 부대비용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큽니다.)
Commented by 시츄 at 2007/12/27 22:25
뭐. 브로커의 동영상을 보면서 그게 다 사실이라거나, 그들이 잘한다고 생각하는것도 아니고, 단지 브로커라는건 전제가 '의뢰인' 이 있어야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럼 의뢰인은 왜 있을까요? 이유는 기본적으로는 환자 - 의사간에 신뢰간계가 적어서 그런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든것이지요. 설령 결과가 안좋았다고 하더라도, 충실히 설명의무를 다하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보이는 의사한테 브로커까지동원해서 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신가요? (어디서 통계같은걸 본적이 있는것같은데, 아직까지 우리나라 의료계의 현실은 신뢰관계와는 좀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뭐 레지던트, 인턴, 전문의, 교수님들 모두 대학병원에 있으신분들은 다 자기할일 많고 바쁘고 수당은 적고 열악한 환경인것을 모르는건 아니지만서도, 아직 아쉬운건 사실입니다. 뭐랄까, 이해를 못하는건 아니지만, 약간 임상의로서의 서비스정신(?)이 부족한건 아직까지는 사실이죠. RARA님이 아마 좋은 병원에서 근무하시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웟글에서 말했던 삼X의료원이나 아X병원중하나신가요?..) RARA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레지던트는 할일많고 힘들고 피곤한 일하고, 자기공부도하고, 그래도 잘시간이 부족해서 허덕일텐데, 거기에 가족만나서 친절하게 설명하다보면 몇시간이 갈지 알수없죠. 도망갈만하지 않을까요?(처음에 한두번이야 한다치더라도..)

RARA님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흠.. 뭐 두가지 제생각을 말씀드리면 지금 의료시스템상 환자 - 의사와의 신뢰관계를 만들기가 너무어렵다. (이것은 입중책임전환시 의사가 상당히 불리한 요소..)

현재 잘나가는 미용성형의 대부분이 설명의무를 다하면 어려워진다.. (역시 입증책임 전환시 '잘나가는' 의사가 어마어마하게 불리한 요소.)

사실 이두가지가 특별법의 제정을 막는 실질적인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정전치주의를 임의로 했다거나 하는것이 제일 큰문제가 아니라요. (지금도 국가배상이나, 행정소송등은 임의적 전치주의이지만, 원고가 개인인경우 대부분 전치를 거칩니다. 소송비용이나 시간손해는 의사뿐만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니까요.. 물론 법인같은경우는 좀 다르지만, 법인이 수술하러 올일은 없죠..)
Commented by 시츄 at 2007/12/27 22:36
저는 의료계 선진화로는 우선 1. 신뢰관계 구축, 2. 수가현실화 3. 조정기구 설치및 입증책임전환 4. 의료보호대상자확대. 5. 사소한병의 민간보험이양, 중대한병의 건보확대
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Commented by RARA at 2007/12/28 05:35
1. 일단 저는 말씀하신 두 기업이 운영하는 병원에 근무하지 않고, 근무한적도 없습니다.
2. 레지던트가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렇게 보호자에게 설명해 주기 위해서 있는 겁니다.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와서 계속 똑같은 말하게 시키면 좀 짜증이 많이 납니다만...
3. 의협에서 반대한 이유는 조정기구의 부재 때문입니다.
막말로 변비약 먹고 두통이 생겼다고 책임지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Commented by 시츄 at 2007/12/28 08:29
다른건 모르겠지만. 의협반대이유는 너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조정기구는 분명히 기존가안에도 있습니다. 단지 '소송의 임의적 전치절차일뿐'입니다. 앞글에도 쓴것같지만. 지금도 무수히 많은 임의적 전치절차가 있고 대부분 개인은 그것을 거칩니다.

왜 임의적이 아니라 강제적으로 못하냐? 아예 속편하게 하지. 라고 말씀하신다면 헌재가 비슷한 사항을 위헌판결 내린경우가 많습니다.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는 몰라도.)법적으로는 방해를 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많은 조정이 임의적 전치주의로 바뀐것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국가배상법상 조정이나, 공정거래법상 재결등이 있습니다.) 요컨데 의협에서 이게 임의적조정이라고 물고 늘어지면, 만년 핑계가 될수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위헌 판결날걸 통과시키자니, 의료계 로비도 생각해서 아예 나몰라라하고, 의료계에서는 좋은 핑계하나 나온거죠. 설마 강제적 전치주의가 맞다고 하더라도 의료계를 위해서 헌법을 개정할수는 없는것 아니겠습니까?

변비약 먹고 두통이 생겼다고 책임지라고, 상대가 선택할수 있는길은
1. 임의적 절차인 조정기구에 가서 논의한다
2. 법원에 바로 들고가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흠. 법원에 있는사람들이 완전 바보도 아닐텐데, 2.의 경우에라도 한번정도 변론이 열리면 바로 판결이 나올겁니다. 아니 그냥 적당한 변호사 구해서 출석하지 않아도, 알아서 이기고, 변호사 비용까지 상대방이 알아서 지불해 줘야 할겁니다. 1.번이면 더 간편하겠지만 그렇다고 2.가 훨씬 불편한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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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의무와 관련되서 더 말씀드리자면, 병원내규말고 예를들어 의협이 수술전 설명의무는 어느정도 관련된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부작용까지 예상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설명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습니까? 아니면 모종의 관습이 있어서 의대생일때나 레지던트일때 이러한 것을 배우나요? 뭐랄까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상 신뢰관계에 벽이되는게 이런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왜 제정되지 않는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결국은 잘나가는 과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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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서 의료 분쟁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것은 설명의무의 존재여부입니다. (물론 의사가 중대과실 -- 대법원의 표현에 따르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피할수 있었던 것, 이 아닌이상 말이죠. 보통의 과실이나, 경과실은 설명의무를 다하였다면 면책이 된다는것이 일관된 대법원의 입장이죠.) 지금 의료승소사건이 거의 다 환자측이 지는이유는, 중대과실이라도 의학적상식이 없어서 지기쉽고, 설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을 원고가 증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둘다 명백한 경우에는 물론 환자측이 이기지만요.
Commented by RARA at 2007/12/29 11:44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환자 1인당 시간을 많이 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수술전 동의서 문제는 제가 전에도 설명했듯이
1.시술명, 2.시술에 대한 설명(방법, 시간등), 3.시술 목적, 4.예상되는 부작용 (시술로 인한 위험, 마취로 인한 위험등), 5. 환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요소(고령, 지병유무, 현재 상태등) 을 설명하고 3과 4,5를 비교해서 왜 해야 되는지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는것은 매우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언제 배웠는지는 잘 기억조차 나지 않는군요-_-;;
의대때 노느라 안배웠어도 인턴만 하면 잘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끔씩 보호자 면담등의 시간을 통해 10분이상 면담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암 환자의 경우입니다, 치료가 어느정도 진행되고 경과를 관찰한 후에 앞으로 이러이러한 일이 예상되고 이러이러한 식으로 나갈 예정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치료가 간단한 급성질환의 경우는 이런 것은 당연히^^ 없습니다. 나아서 집에 가면 되니까.)
그런 경우도 말로하는것보단 종이에 써 가면서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는것이 더 내용 전달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거기에 설명한 의사가 서명을 해서 차트에 끼워 놓는 것 역시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자면 대부분의 의료분쟁시 일어나는 일은 '예상 가능한 합병증' 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중대 과실이 있었다면(환자 바이탈 사인이 흔들리는데 적합한 처치를 제때 안했다거나) 응당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능성이 0.1%라도 자신에게 닥친 일은 100%이기 때문이죠.

어쨌든 서로 입장이 다른 사람을 만나서 설득시키긴 힘들군요.
그래도 그런 일이 이런 블로그에서 이루어지는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글빨 하나는 훌륭하신 시골의사 박경철님이 의협신문에 신년 기고문을 쓰신 것을 보고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생각을 해 봅니다.
http://blog.naver.com/donodonsu/100045623361
Commented by 시츄 at 2007/12/29 18:52
^^ 글빨하나는 훌륭하신 시골의사님의 의견이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의료인으로서 대부분 국민의 의사도 마찬가지일거구요. 뭐 설명의무야 기본적(?)인 신뢰관계구축의 기본일거고, 위의 블로그 글처럼 의사와 사회와의 소통을 자주한다면, 수가를 올리거나 보험료를 올리는데 저항이 거의 없을겁니다.

지금 환자들 혹은 기존에 대학병원급에서 환자였던사람들이, 모두 '만족' 감을 갖는 서비스를 할수 있다면, 수가인상, 비인기과지원 기타등등에 모든 의료계의 문제가 다 다가올겁니다. 브로커는 다른데가서 일해야겠죠..

사실 의학이라는것은 두가지가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하나는 기술내지는 학문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의학. 암치료법을 개선하고, 좀더 빠르고 편리한 수술법을 찾아내고 등등.. 이런것과 함께 하나더 서비스로서의 의술,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의학을 모르는 환자가 가질 불안감을 없애주고, 더 다가서는 의술..

전자나 후자나 어려운건 사실입니다. 후자에서 의사들은 '수가때문에' 라는 말로 모든걸 다 말해버립니다. 우린 박리다매아니면 방법이 없어 하면서말이죠..

우리나라의 의료계에서 무엇이 부족한가. 전 전자보다는 후자라고 생각이 듭니다. 꼭 설명뿐만이아니라, 모든면에서요. 이런점을 의료계에서 고친다면, 아마 의료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시민이 급속도로 늘어나게 될겁니다. 그것이 전 진정한 의료개혁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FAZZ at 2007/12/30 01:00
먼저 의사는 부자고 때돈버는 주제에 지 밥그릇만 챙긴다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게 박혀있어서 무슨말을 해도 안들으려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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