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보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현직업 종사자로써 걍 넘어갈 수 없어서 한마디 씁니다.
개인적인 블로그에 이런 이슈 연관시키는게 싫어서 새로 블로그 만듦.
일단 병/의원의 당연지정제 폐지를 전국민 당연가입제의 폐지로 이어질것을 대부분 기정사실화 해서 이야기하시네요.
저는 거기까지 가지는 않을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보장성 축소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봅니다.
의사로써 당연가입제에 대해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의료 정책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의료 보험은 참 멋집니다.
왜냐. 불과 몇년 전부터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감기의료보험이냐라는 비웃음에 발끈한 정부가
중증 상병에 대해 넓은 보장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암으로 확진된 순간 진료비는 10%만 부담하면 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죠.
2년마다 한번씩 검진 딱지가 날아오죠. 병 커지기 전에 검진받아서 조기 치료해서 전체 의료비좀 줄이자고...
(실제로 요것만 받아서는 좀 부족하긴 하지만 취지는 좋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 보장성 확대를 위해 노력을 해 왔고...이제 국민들이 자랑스러워 할 만한 전국민 의료보험이 탄생했습니다.
보험료가 좀 나가긴 해도 국민연금처럼 아까워하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어차피 자기가 아프면 보장을 받는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이 보험은 국가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장점이 많습니다.
아픈사람이 돈을 많이 내는 방식이 아니라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돈을 많이 내게 되어 있는 방식입니다.
자동차보험이나 손해보험같은 민간보험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죠.
그런데...요새 전 세계적으로 의료비 증가때문에 아주 상황이 아주 장난 아닙니다.
미국은 병걸리면 패가망신한다고 하고, 영국이나 캐나다는 제대로된 진료 한번 받으려면 몇달을 기달려야 한다네요.
외국은 지금...집을 팔던가...종합병원에서 불러줄때까지 이꽉깨물고 살아남거나...둘중 하납니다.
한국은 종합병원도 많고 진료비도 저렴하니 참 좋은데...문제는 이제 돈을 주는 보험공단의 재정이 파탄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가를 묶어 둘 수 밖에 없습니다. 건강보험료를 6.5%인상해도 의료수가는 2~3%밖에 인상되지 않지만
의학 기술과 의료 수요의 증가로 보험 재정이 따라 갈 수가 없습니다.
불과 5년 전과도 상황이 다릅니다. 예전이면 죽는걸 바라만 봐야 하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의료비의 증가는 엄청납니다.(그렇다고 이걸 현재 상황에서 국가에서 보험으로 안해줄 수는 없습니다.)
기계값 장비값에 돈이 엄청 나가다 보니까...인건비를 싸게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 목숨을 다루는, 보험에서 돈을 지급받는 과가 몰락하고 대규모 삭감폭풍이 병원에 불어닥칩니다.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등등....
의사3명 간호사1명이 달라붙어서 반나절 수술하면 수술료가 몇십만원 나옵니다.
이것은 수술할때 들어가는 의료기구(소모품이 아닌), 수술실의 장비 사용료까지 포함된것이죠.
의사 간호사 주는 월급도 안나옵니다.-_- 그래도 이런 환자 수술을 안하면 일반 환자가 줄어드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됩니다.
대형병원에서 외과 흉부외과 안없애고 두는 이유는 단 한가지. 없으면 간지가 안나서 일반환자가 안오니까...
그러다보니 영안실도 빡세게 돌리고...커피전문점도 여러개 만들고...맛도없는 외래식당에선 7000원씩 받고-_-
그러다가 의료분쟁이라도 터지면 브로커들이 병원때려부수면서 몇억씩 요구합니다.
누가 이런 과 의사를 할까요.
어쨌든 이렇게 의사들도 좀 희생하고(보험과의사, 특히 수술하는 사람들. 비보험을 주로 보는 의사는 예외겠죠?)
병원들도 영안실에 커피전문점 테크트리를 타면서 버텨나갔죠...
근데 ㅈㅈ는 의료보험 재정이 먼저 쳤습니다. 이제 메꿀 수 없는 안드로메다로 갔어요.
MB가 되어도 정동영이 되어도 의료보험은 어떻게든 변화를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의료보험이 잘 해왔으니 손 안대고 놔두면 좋지 않느냐...하지만
이제 의료보험의 재정이 없어요. 이거 여태까지 보험료를 안올리고 놔둔 정권의 문제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의료기술이 발전해서 똑같이 한명이 간암에 걸렸다고 해도 10년전과 하는 검사/치료가 완전히 다릅니다.
예전보다 확실히 오래 살 수 있고, 돈도 확실히 더 많이 들어요-_-
이걸 해결하는 방법으로 보장성 축소를 위해 민간보험의 도입을 선택한것 같네요.
의료보험에 정부가 몇조 화끈하게 내놓는다 -> 어차피 세금.
의료보험료를 정말 화끈하게 내놓는다 -> 어차피 보험료.
민간보험도입 -> 어차피 보험료.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늘어난 의료비, 결국 부담해야 합니다. 피해갈 수 없어요-_-;;
길이 너무 길어져서 이만 쓰고...
별로 관심없으시겠지만 의사들이 왜 당연지정제 폐지를 원하는지 다음 글에서 써 보겠습니다.
댓글토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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